[23.02.10]도쿄여행 3일차(지브리박물관,이케부쿠로,선샤인시티)

일어나자마자 눈이 펑펑오는 창 밖 풍경을 마주했다

어제는 봄날 같더니 오늘은 한겨울이네

도쿄 날씨는 변덕스럽다

어제 저녁에 사놓은 편의점 포토푀와 청포도 차를 아침식사로 먹었다

포토푀가 진짜 맛있다... 편의점 음식에서 이런 맛이?

어제랑 다른 나라 같은 날씨

오늘은 지브리박물관에 가기로 한 날!

지브리박물관은 기치조지역에 있는데, 이케부쿠로에서 전철로 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여행에서 전철 타는게 제일 좋다 앉아서 졸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오기 시작한 눈은 심지어 꽤 굵어져서 지붕에 쌓이기 시작했다

여행을 하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열차밖 풍경은 꽤 낭만적이다

기치조지역에서 지브리 박물관까지는 걸어서 가도 되고 버스를 타도 된다

길이 질척질척해서 우리는 버스를 탔다

지브리박물관이 있는 미타카의 숲

지브리박물관은 한적한 숲공원 옆에 위치해있다

동화속에 나올 것 같은 독특한 외관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나와 친구 모두 지브리 영화에 미쳐있는 사람이라 건물을 보는 것만으로 신났다

지브리 박물관은 완전 예약제라 미리 티켓 예매가 필요하다

보통 로손 사이트에서 예약하거나 여행사를 통해서 대리 구매를 하는 형태로 크게 나뉘는 듯 하다

근데 여행사로 구매하면 수수료가 겁나 비싸니 가능하면 번역기와 vpn앱을 활용해서 로손에서 예약하도록 하자

3주 전쯤 예약했는데 주말은 예약이 끝나있었지만, 평일은 나름 넉넉히 자리가 있었다

로손에서 티켓 구매를 마치면, QR을 전송해주는데 이걸 로손 편의점에 가서 교환하면 된다

입구부터 심상치않은 디테일이 돋보이는 지브리 박물관!

아쉽게도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ㅠㅠ

 

내부는 목조로 되어있는데, 마법학교의 기숙사가 실존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다

마감과 장식 하나하나에 세밀한 디테일이 들어가있는게 너무 좋았고

특히 모든 창문이 지브리 캐릭터들 모양의 스테인드 글라스로 되어있는 것이 예뻤다

화장실까지도 예뻐서 충격.....

하여튼 들어가자마자 토성극장으로 들어가서 단편영화를 관람했다

여기서 상영하는 단편영화들은 지브리 박물관에서만 오로지 볼 수 있는 것이다

달마다 상영 영화가 바뀜! 우리가 본건 무슨 소금쟁이랑 물거미가 주인공인 영화였다

소금쟁이가 리본을 단게 좀 징그럽긴 했지만 물 표현이 정말 감동적이었음

사실 메이와 아기고양이버스가 진짜 보고 싶었는데 ㅠㅠ 그건 안했다

다른 단편들은 대신에 맨 위층의 서점에서 그림책으로 대신 볼 수 있다

1층으로 올라가면 지브리 영화의 작업과정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이 있음

정말 작업실처럼 꾸며놓고 벽 가득히 콘티를 붙여놓아서 꼼꼼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미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무척 감동할 것 같은 엄청나게 세밀한 작업 과정들!

애니메이션을 일일이 손으로 작업했을 시절에 다들 죽어나갔겠다 싶었다

매 프레임이 될 그림마다 어떤 부분을 어떤 색으로 칠해야 할지 하나씩 번호가 써있다

하나 잘못 칠하면 망하는 거임....충격적인 노가다 작업에 입이 떡 벌어졌다

캐릭터 구상에서 쓰였던 스케치들도 재밌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소피는 초기설정에선 영화보다 좀더 귀엽고 어리게 생겼음

사람이 많아서 줄이 무지하게 느렸지만, 우린 어차피 천천히 모든 것을 보고 싶었기에 오히려 좋았다

전시실은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알찼다!

2층으로 가면 옥상으로 가는 계단이 있는데, 계단이 엄청 예쁘게 생겼음

옥상에는 모두가 기념사진을 찍는 라퓨타의 거대 로봇 동상이 있다

라퓨타 볼 때 엄청 좋아하는 로봇이었는데 직접 보게 되니 감개무량했다

우리도 얼른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가서 열심히 쇼핑을 했다 

서점과 기념품스토어 두군데가 있는데, 서점을 둘러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음

 

하지만 우린 지브리에 미친 사람들이라 서점에서도 쇼핑함

서점에는 지브리 관련된 책 뿐만 아니라 지브리 작품에 영감을 준 책들도 같이 있다

한참 고민하다가 겁나 무겁겠지만 센과 치히로 아트북을 집었다

집에가서 천천히 정독할 것이다

서점에서 만화책을 사면 점원이 귀여운 종이로 싸준다

되게 옛날 서점에 간 기분?! 사실 그런 서점이 있던 시대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ㅋㅋㅋㅋ

기념품가게는 진짜 엄~청나게 붐빈다 

박물관에서 가장 사람이 많은 곳같다

막연히 도토리의 숲이랑 파는 제품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겹치는 것이 많지 않았음

여기서만 살 수 있는 재미있는 물건들이 많다 

쇼핑까지 마치고 1층으로 내려가 허기진 배를 달래러 카페에 갔다

카페 이름이 밀짚모자 카페다 

박물관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예뻤음!

특히 조명!! 너무 갖고싶었다

커피는 그냥 그랬는데 친구가 시킨 미네스트로네는 꽤 맛있었다

이따 점심을 먹어야 해서 간단하게 요기만 했음

그렇게 박물관에서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초밥을 먹으러 감

박물관 근처에 있는 회전초밥집! 

점심시간은 한참 지난터라 손님이 많지 않았다

초밥 세트랑 녹차 소바를 시켰음!

등푸른 생선 초밥이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조금 비린내가 나서 내 취향은 아니었음 ㅠㅠ

다른 초밥들은 맛났다! 근데 무슨 초밥인지 이름은 모름ㅋㅋㅋㅋ

참치 대뱃살이 맛있었던 건 기억이 난다

이케부쿠로 역에서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잠깐 쇼핑을 했다

왜냐면 눈 때문에 운동화가 완전히 젖어서 너무 추웠기 때문이지

내일은 비행기를 타야했고, 이 운동화가 절대 내일까지 마르지 않을 것 같았다(예상이 적중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유명한 오니츠카 타이거 신발을 사러 파르코에 갔다

바닥이 얇아서 엄청 편하진 않은데 그래도 예쁘니까 됐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잘 신고 있는 신발!

그리고 러쉬도 감! 그냥.. 누군가 일본가면 러쉬를 꼭 사라고 나한테 그랬던 것 같다

원랜 향수를 사려고 했는데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어서 호텔에서 쓸 요량으로 입욕제만 하나 삼

 

귀여운 게 엄청 많은 선샤인시티

호텔에가서 좀 쉬다가 선샤인시티에서 쇼핑 조금 하고,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아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코노미야끼 진짜 맛있었음 특히 생맥주랑 같이 먹으니까 크...

물론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하는건 몰랐지만..

생재료가 나오고 우리가 직접 반죽 섞어서 철판에 구워먹는다 재미있었다

처음 해보는거라 망할까봐 걱정했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도쿄에서의 마지막 날이 얼큰하게 취한 채로 저물었다

러쉬에서 사온 로즈잼은 향기가 은은하니 좋다
마지막 밤을 기념하며 편의점 돼지파티를 오픈했다
당고 처음 먹어봄 생각보다 맛있는데?
컵라면 먹고싶어서 사왔는데 김치맛임
맛있다!
수명을 다하고만 호텔 슬리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