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2.09]도쿄여행 2일차(가마쿠라,에노시마,시부야)

광기의 디즈니랜드 일정을 마친 다음날

온몸이 일어나기를 거부했지만 꿋꿋하게 일어나 오늘의 일정을 준비한다

전날은 흐렸는데 오늘은 다행히 아주 맑음! 

창밖에 보이는 하늘이 파래서 기분이 상쾌했다

특히나 바다에 가는 날이라서 날씨가 우리를 도왔다

친구가 나갈 준비하는 동안 혼자 나와서 쇼핑몰을 둘러봄

선샤인시티 프린스 호텔은 선샤인시티 쇼핑몰이랑 1층에서 바로 이어져있는 연결 통로가 있어서

쇼핑이나 간단한 요기가 필요한 투숙객에게는 최고의 편의를 제공한다

나와서 Tully coffee라는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신다

맛은 그냥...평범한 프랜차이즈 커피맛 ㅋㅋㅋ

그래도 뭔가 관광객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가득한 곳에서 있으니까 기분이 신기했음

쇼핑몰에 재미있는 물건이 많아서 나중에 꼭 둘러보고 쇼핑해야지 결심했다

준비를 마치고 이케부쿠로 역으로 가는길

전날은 어두침침해서 뭐가뭔지 모르겠는 거리였는데 역으로 가는 길이 깨끗하고 공원도 있고 좋았음

시내로 들어가면 약간 명동스러움 ㅋㅋㅋㅋ

humax라는 영화관에 잠깐 들려서 슬램덩크 팜플렛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랬더니 팜플렛은 없고 굿즈는 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구경했다 

일본 영화관은 되게 오래된 시설을 그대로 써서 신기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산왕 벤치 멤버들이 입고있는 산왕 티셔츠!! 예뻐서 사버렸다

쇼핑을 마치고 이케부쿠로 역으로 가서 파스모 카드를 구매!

일본에 있는 키오스크들은 대부분 한국어를 다 지원하기 때문에 여행객에게 편리하다

이걸로 편의점 결제도 된다길래 그냥 넉넉하게 타고다닐 요량으로 5000엔 충전했다

이케부쿠로 역은 엄청 복잡해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왕십리나 삼성역 코엑스 쯤 되는 듯 하다

역에 연결된 쇼핑몰만해도 여러개고 입구가 겁나게 많아서 진짜 헷갈림

이케부쿠로역에서 신주쿠 역으로, 신주쿠 역에서 다시 쇼난신주쿠선을 타고 가마쿠라로

좌석은 따끈따끈하고 햇살이 나른하게 들어서 꾸벅꾸벅 졸면서 감 한 50분 정도 걸린다 

여행책을 보니 후지사와역-에노시마역-가마쿠라코코마에역-가마쿠라역 코스를 추천해서 그렇게 가기로함

후지사와 역도 예뻤다

후지사와역에서 에노덴 1일권을 구매했다 역시나 키오스크에서 판다 가격은 800엔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냥 파스모 찍고다니는게 저렴했을듯 판단미스였다

에노덴을 타러 갔는데 정말 관광용으로나 다닐 것 같은 4량짜리 쪼끄만 열차가 역으로 들어온다

일본에 왜 철도 덕후들이 많은지 알 것 같았다 나같아도 이런건 찾아다녀보고 싶다

재밌는건 관광객도 있지만 이용객의 절대 다수는 동네 사람들이란 것

그냥 편하게 꾸벅꾸벅 졸면서 다들 타고 있다

집들이 철도에 무척 가깝게 있어서 신기한 풍경이었다

중간 중간 있는 건널목도 신기했음 우리 나라에선 요즈음엔 보기 어려운 광경..!

슬램덩크에서 백호가 타고다니던 거랑 진짜 똑같이 생겨서 기분이 좋았음 ㅎㅎ

구경을 하다가 어느새 에노시마 역에 도착! 

역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바닷가로 갈 수 있다

가는 길은 귀여운 카페며 식당, 하와이 스타일의 기념품을 파는 아기자기한 가게가 있는 조용한 거리다

확실히 바닷가에 왔구나 하는 기분이 든다

이건 바다는 아니고 강

잠시 걷다가 보면 멀리서 슬슬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파란 하늘 위로 수리 종류로 보이는 커다란 새들이 날아다닌다

한국 바닷가에는 보통 갈매기들이 많아서 뭔가 낯설게 느껴진다 

나중에 극장판 다시 봤더니 태섭이랑 엄마가 바닷가에 있을 때 수리과의 새가 날아다니는 걸 봐서 오오 했음

날씨가 좋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순전 내 욕심으로 성지순례한다고 슬램덩크 보지도 않은 친구 데려왔는데

하늘이 맑아서 바다 구경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라 친구도 즐겁게 여행했던 것 같다 아마도

역에서 바다쪽으로 가면 육지에서 다리로 연결되어있는 작은 섬이 있는데, 이게 에노시마 섬이다 

촛불모양의 전망대가 포인트!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섬으로 들어가지는 않았고 해변 구경만 했다

아주 말끔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이었다 

해안선 저 끝까지 멀리 보이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음

흰 모래사장이 아니라 뻘진흙인 것도 왠지 좋음 

해변에는 서핑을 연습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무엇보다 이 장소가 좋았던 이유는, 슬램덩크에서 백호가 재활치료 받고 있을 때 서태웅이 달려와서 갑자기 국가대표 유니폼을 보여주며 응원(?)을 해주는 장소였기 때문

사실 정확히 여긴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만화에도 똑같이 에노시마 섬과 전망대가 보이기는 함

하여튼 내 기분이 그러면 된거 아닐까?? 

만화의 마지막 장면이 바로 여기인데 진짜 만화로 보면 겁나게 슬프고 감동적인 장면이란 말이다..

백호가 "물론, 난 천재니까"라고 하는게 여기라니

평일 낮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별로 없이 산책 나온 동네 주민들로 한산한 분위기가 좋았다

특히 이 해변에는 겁나 귀여운 강아지가 많았다

해변이 고르게 쭉 뻗어있어서 모래사장 위에서 조깅을 하는 사람도 꽤 있었다

모래사장에 온통 조깅하는 운동화 자국 

태웅이를 따라해보려고 나도 한참을 뛰어가봤다

그렇게 잠시동안 해변을 즐겨보고 점심을 먹으러 감

원래 봐둔 식당은 따로 있었는데 가다보니까 바다가 보이는 멋진 레스토랑이 있어서 충동적으로 들어갔다

레스토랑 이름은 일 끼안티 카페(il chianti cafe)

한국처럼 키오스크에서 웨이팅을 신청해야 하는데 다 일본어라 애먹음 ㅋㅋㅋㅋ

몇개는 감으로 때려맞췄는데 아니 어떤 것들은 도저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서 파파고의 도움을 받았다

번역 결과 아기 의자가 필요하냐는 거였음...ㅋㅋㅋ

외국인인 나는 귀찮았지만 배려깊은 시스템이란 생각이 들었다

줄이 길지는 않아서 한 10분 안되게 기다렸다 

테라스!!를 고집했는데 햇살때문에 너무 뜨거워서 결국 사진만 찍고 자리를 바꿔달라고 부탁드렸다

휴.... 실내에 들어오니 시원하고 좋았다

피자와 스파게티 따위를 파는 패밀리 레스토랑인데, 현지인으로 북적북적한 분위기

주문서는 직접 써서 제출해야하는데, 최선을 다해서 한자를 따라 그렸다 

히라가나랑 가타카나는 어떻게 하겠는데 한자는 잘 읽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고

원래 경치가 좋으면 맛은 별로인 법인데 맛도 꽤 괜찮았음 

크게 비싸지 않은 캐주얼한 레스토랑인데도 서비스가 꼼꼼했다

주문 받을 때 같이 나눠서 드시겠냐 각각 드시겠냐 물어보고

같이 먹겠다고 하니까 그럼 하나씩 순서대로 주는게 좋냐고 물어봄 

우리가 시킨건 묽은 토마토 스튜같은 국물의 스파게티였는데 이걸 먹을 때 쓰라고 전용 앞치마도 주신다

점원분의 친절함에 무한히 감동하며 스파게티와 뇨끼를 냠냠 먹었다

토마토 스파게티는 스튜같은 국물에 해산물 향이 시원하게 배어있어서 해장용으로도 괜찮을 것 같았다

크림 뇨끼는 뭔가 낯선듯 익숙한듯 독특한 맛! 크림에 절어있는 브로콜리가 별미였다

해변에 있는 양식당에서 음료까지 시켰는데 인당 2만원밖에 안나오다니... 최고다

만족스러운 한끼를 먹고 다시 에노시마역으로 출발

여기서 에노덴을 타고 가마쿠라코코마에 역으로 갈 예정이다

에노시마 역에는 무려 굿즈샵이 있다! 호기심에 들어가봤더니 귀엽고 가격도 착한 물건들이 가득

아무래도 일본에는 철도매니아들도 많고, 에노덴 자체가 일본인에게 인기가 많은 듯 했다

여기를 잠시 둘러보면서 동전지갑과 열쇠고리를 구매함

역 앞 새 모형에 뜨개질로 정성껏 옷을 입혀준 게 귀여웠다
LED표시판이 예뻤다

집 사이사이로 나있는 좁은 철길이 운치있었고 탁트인 바다를 보면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최고

주민들은 익숙한지 바다를 등지고 졸면서 가는데 우린 내내 바다를 보면서 갔다

전철타고 바다를 보다니 이런 호사가 있나

그렇게 잠시 가면 가마쿠라코코마에 역에 도착!

옛날 영화에 나올 것 같은 조그마한 역이다

역에 하나 뿐인 출입구를 나오면 바로 앞에 슬램덩크 오프닝에 나오는 전철 건널목이 나온다

관광객을 배려한건지 딱히 표나 카드를 찍지 않아도 나갈 수 있음

우린 어차피 원데이 패스를 사서 이러나 저러나 똑같지만ㅋㅋ

사진의 여성은 내가 아니다

건널목 앞은 수상할 정도로 한국 여성이 많다

에노시마 쪽은 한국사람을 한명도 못봤는데 여긴 진짜 많음!

그렇다고 일본인이 없는 것도 아니다

슬램덩크 성지순례하려 이 구석탱이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왔다

우리는 평일 오후에 가서 그런지, 우려했던 것만큼 붐비지는 않았다

그냥 한 30명 정도 있었던 것 같음

사람들이 슬램덩크 오프닝에 나오는 것처럼 가방을 뒤로 걸쳐매고 사진을 찍길래 나도 따라했다 

다들 건널목 앞에서 서성거리는데, 바로 에노덴이 지나가는 순간에 사진을 찍기 위함!

에노덴이 자주 오지는 않고 체감상 10분정도 기다린 것 같다

드디어 종이 울리면서 차단기가 내려가는데 사람들의 손발이 분주해진다

나 또한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서 바다와 건널목 그리고 에노덴의 멋진 모습을 함께 담을 수 있었다

가마쿠라 다음 일정은 시부야!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를 예약해놓아서 부지런히 가야했다 

시부야는 사람이 정말 많다.... 주말 강남인데 좀 더 사람이 많은 버전

사람많은거 안좋아하는 나는 좀 정신이 어질어질 했음

충격 정말 이런 상가 안에 있음

야경 보러 가기 전에 친구가 가고 싶어하던 카페에 들름

이름은 喫茶サテラ인데 뭐라고 읽는걸까

이런데 카페가 있다고? 싶었는데 정말 있었던 카페!

원래 목표로 했던 푸딩은 아쉽게도 다 팔려서 음료만 마시고 가기로 했음

도쿄에서 맛있는 커피를 먹어보는 것도 로망이라 즐거운 시간이었다!

엄청 작은 가게인데 분위기가 아늑하다

정말 단골들만 갈 것 같은 조용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

무엇보다 직원분이 정말 친절하셔서 좋았음 ㅠㅠ

우리가 에노덴 동전지갑에서 돈을 꺼내니까 오! 에노덴! 하면서 가마쿠라 갔다오셨냐고 물어보심

한국에 관심이 많으신지 짧게 한국어로 질문도 하셨다

이런 친절한 분을 한번 만나면 하루 종일 기분이 밝아지는 것 같다

좀 특이했던 건 친구가 레몬에이드를 시켰는데 핫으로 나왔다...!

핫 레몬에이드라는게 지구에 존재했다니... 대충 레몬차같은 느낌이다 맛은 괜찮았음

카페에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시부야 스카이로 감!

 

어디인지 약간 헷갈렸는데 시부야 역 앞에 전망대가 있을만한 건물은 하나뿐이니 거기로 가면 된다

1층 바깥에 전망대 전용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이걸 타고 바로 올라가면 된다

오늘의 예약은 마감되었다고 써있는걸 보니 꽤 인기가 많은 모양이다

예약을 미리 하는게 좋은 것 같다

전망대 입구에서 한 30분 줄서서 기다리면 두번째 엘리베이터를 타고 진짜 전망대로 올라가게 됨

전망대 정말 춥다 미쳤다.. 낮에 가거나 겨울 아닌 계절에 가는 걸 추천

그래도 전망은 정말 좋긴 했음 도쿄 전역이 반짝반짝 거리는 광경이 예쁘긴 했다 

중간에 메이지 신궁 있는 자리만 블랙홀처럼 까매서 신기했음

진짜 얼어 죽을 것 같은데 오프숄더 원피스 입고 사진 백장 찍는 분이 있어서 존경스러웠다

난 돈받아도 그렇게는 못해!

노란 빛으로 빛나는 도시의 지평선이 아름다웠다 온통 반짝반짝 빛나는 별에 둘러쌓인 느낌

5분만에 다 둘러보고 사진찍고 동사하기 전에 내려갔다

다음 일정은 원래 시부야 둘러보기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늦어지고 배도 고파서 간단히만 둘러봤다

먼저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을 방문!

층이 상당히 많아서 다 둘러보려면 하루종일 걸릴 것 같다

우리는 목표로 한 엘피 층만 구경했다

음반점이라 그런가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되게 음질이 좋아서 귀호강했음

시간이 많이 없어서 대충 둘러봐서 아쉬웠다

음반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천국일 것 같음...

새 엘피는 물론이고 중고 엘피가 아주 깨끗한 상태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다

음알못인 나도 여기서 100만원은 쓰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엘피를 세장 골라서 구매하고 텍스프리도 야무지게 받아가지고 나왔음 

그 다음 쇼핑은 시부야 디즈니 스토어였는데

들어간지 3분만에 폐장시간이었다 ㅋㅋㅋㅋㅋ ㅠㅠㅠ 

아 저 피글렛 인형 너무 귀여운데 고민하다가 못샀다

그와중에 친구는 예쁜걸로 재빨리 골라서 구매함

가게 외관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무척 귀여워서 시간만 있으면 오래 구경하고 싶었다

배고파 죽을 지경이라 쇼핑은 이걸로 마치고 밥을 먹으러 감

밥먹으러 가는길 뭔가 느낌 있는 거리

오늘의 메뉴는 꼬치구이와 생맥주

토리키조쿠라는 체인점에 갔는데, 한잔 걸치러온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주문은 한글도 지원되는 패드로 하면 돼서 무척 편하다

처음엔 패드에 가격이 안적혀있어서 당황했는데

알고보니 전메뉴 350엔이라 안적혀있었던것!

닭꼬치가 350엔이라니 완전 개이득인 가격

맥주와 하이볼도 모두 350엔이다(하이볼보단 맥주가 맛남)

저렴한 가격인데 맛도 괜찮아서 이것저것 잔뜩 시켜서 배터지게 먹었다 

이게 행복이지... 또 가고 싶다

하루의 끝에서 생맥주와 꼬치구이를 먹는 기쁨이란

꼬치 메뉴는 대부분 맛이 괜찮은데 특히 대파닭꼬치랑 심장꼬치구이 최고 

그렇게 도쿄여행 이틀차도 저물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