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지프 신화(1942)
- 독서록
- 2023. 4. 24. 14:44
알베르 까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어보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끝이 났다
도무지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글은 왜 이 책이 이렇게 이해하기 어렵나에 관한 글이 될 것 같다
작품이 쓰인 시대 배경은 2차세계대전이 진행되고 있을 무렵으로, 이 때 서구의 가치관은 큰 변화를 겪는다
중세부터 서구를 지배해온 이념은 삶의 목표=신 이라는 거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근대적인 정치체제와 경제체제가 등장한다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과학의 가호 아래 인류는 세상 모든 이치를 이해하고 정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가득차있다
통념과 달리 이 당시 종교와 과학은 지금처럼 서로를 부정하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한다
오히려 과학은 자연에 담겨있는 신의 섭리를 밝혀내는 학문으로서, 종교와 친밀한 사이였다
종교와 과학이 상부상조하며 인간이 세상만물을 다 밝혀낼 수 있다는 희망과 오만에 차있을 무렵 세계 대전이 터진다
이성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인간들의 세계관이 붕괴된다
참혹한 전쟁 속에 신의 섭리는 보이지 않았고 세상은 다시금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되돌아갔다
시지프 신화는 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전제로 하는 책이다
그러니까 신의 부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책이 아니라, 신의 부존재 이후에 인간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다
책 자체가 논리적, 이성적으로 설득한다기 보다는 느끼라는 감성이다
끊임없이 비유를 통해서 부조리의 감성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원래 신을 삶의 목표로 살다가 순간 신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이제 어떻게 살지? 하는 사람한테 와닿을만한 책이라는 거다
태어나기를 무신론자로 태어난 나한테 신이 없다면 삶의 의미를 이런 곳에서 찾아라! 해봤자 어쩌라고 싶은거임
삶의 의미 원래 없었고 없어도 잘만 사는데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싶음
신들의 형벌을 받은 시지프가 항상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고 찰나의 기쁨과 어쩌구를 느낀다는게 책의 요지인데
그렇게까지 의미를 찾으라고? 싶은 거임.
책 자체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 문화권과 그렇지 않은 문화권에서 받아들여지는 중요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유효한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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